수상환전봇대

Suspicious Electric Pole

@ 연구모임 아프콤 / Aff-Com, Busan, South Korea, 2013



어느 날 중앙동의 한 곳에 수상한 형태의 전봇대가 등장한다. 전봇대에는 불법광고나 원룸매매 등의 부동산 관련 전단지들로만 점철되어 있기도 하고, 최근의 전봇대들은 공공기간에서 관리되고 있어 개인의 용도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한량맨션의 수상‘환’ 전봇대는 규격화되어버린 기존의 전봇대와 달리 흐트러진 언어(이미지), 정식이 아닌 언어들을 모을 수 있는 언급(mention)의 장이다.

이 수상‘환’ 전봇대의 위에는 환풍기(무동력 흡출기)가 달려 있어 바람이 불 때 마다 움직이기도 한다. 환풍기는 주로 건축물의 옥상에 설치되어 있어 각 가구에서 내뿜는 냄새 혹은 향들을 밖으로 보내버리는 역할을 한다. 이 전봇대에 붙여지는 언급들이 각 가구에서 나오는 냄새가 되어 환풍기가 끊임없이 돌아가는 것을 은유한다. 하나의 언급이 곧 한명의 창문이 되어 한 가구를 나타낸다. 이것은 곧 다세대가구를 구축하고자 하는 한량맨션의 포부를 담고 있다. 원래의 전봇대가 죽어버린 사물이라면, 수상‘환’ 전봇대는 끊임없이 바람에 의해 돌아가면서 살아있거나 혹은 살아있기를 원하는 전봇대이다. 그리고 이 바람은 곧 누군가의 바람이기도 하다. 한량맨션의 자립과 애도를 위한 바람, 그리고 제도권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리아드네의 실이 필요한 자들의 바람을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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